여행

홀로 떠나는 길....

주식회사씨씨이 2020. 3. 1. 10:27

119에 태워져서 빈센트 병원

응급실로 왔다.

다행히 새벽 까지 응급실에

있지 않고 검사 및 치료를

하고 늦은 저녁에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삶과 죽음이 종이 한장 차이

처럼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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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바람 쐬러 고향 친구가

살고있는 강원도 원주로 퇴근

길에 바로 떠난다.

2015년 1월 쓰러져 가는 무엇

인가를 붙잡아 일으켜 세우기

위하여 흰눈이 내려서 겨울 눈이

수북히 덮혀있던 치악산을 장비

하나 없이 오르면서 이곳도 못

오른다면 내가 할수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을 것 이라는 절박

했던 기억을 더듬어 본다.

거창하게 해외 여행은 못하

더라도 국내 여행이라도 금요일이

되면 홀가분하게 어디론가 무작정

떠나 본 여행이 작년 이 맘때 쯤

여행 목적지 인 여수 항일암으로

내려가는 길에 공주 공산성 근처

에서 하룻밤을 묵고, 여수에 도착

하여 바닷가 근처 허름한 펜션에서

하룻밤을 묵고, 올라오는 길에

전라북도 전주로 떠나 전주의 1급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어봤던 여행이

최근에 내가 떠나 본 여행의 전부

였던 것 같다.

지닌 여름 휴가를 나는 못 가고 대신

큰아이가 있던 강원도 화천에 있는

부대에 잠시 다녀 온 지난 여름의

시간이 여행의 마지막 이었나?

어느 순간을 깃점으로 시간이 멈춰

버린 듯한 답답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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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동화속에서 상처 입은 들짐승

들이 어느 산속 얕은 개울가에 상처

부위를 담그면 어떤 상처라도 순식

간에 자연적으로 스르르 상처가

아물어 가듯이 나에게도 상처 입은

내 영혼을 사르르 치유해 주는 그런

작지만 신비로운 공간이 있다.

내 아버지의 영혼이 자유로움을 음미

하고 내 어머니의 가녀린 서성임이

그곳에서 존재하는 고향 땅을 향하여

원주 치악산 끝자락에서의 하룻밤을

뒤로 하고 나는 새벽 안개속을 가르

면서 달려본다.

이렇게 새벽을 달리다 보면 새벽의

짙은 어둠이 걷히는 아침 순간

순간을 내 눈으로 내가 확인 하듯이

내 고향에 홀로 계시는 어머니의

숨결이 가까워지면 가까워 질수록

내 가슴속 응어리도 눈처럼 녹아

한줄기 눈물이 되어 흘릴 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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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새벽의 싸늘한 어두움을 뚫고

5시간 이상을 달려와서 어머니가

차려주신 김이 모락 모락나는

아침 밥을 먹을 수 있듯이 내가

이제까지 달려 온 수 많은 새벽길이

후회스럽지 않을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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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이 차려주신 아침 식사를 하고

아버지를 만나러 아버지 산소에 왔다.

산모퉁이를 휘감고 돌아서 오는 바람

소리도 정겹고, 부끄러움을 감추지

못해 나무숲 어디엔가 숨어서 들려

주는 이름 모를 새들의 지저귐들이

내 아버지의 목소리 인양 힘겨운

그리움이 묻어 있다.

내가 기쁠때는 찾지도 않으면서 항상

내가 마음이 어지렵거나 삶에 지칠 때

그리고 무엇인가 인생에서 한가지 큰

획을 그어야할 때 찾아오는 내가 너무

이기적으로 아버지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이곳을 왔다

가면 내 마음은 한결 평화로워 진다.

할머니가 밭을 메던 자리는 흔적도 없이

수풀에 쌓여 버렸지만 할머니의 손길

인듯 따스함이 묻어 있습니다.

고향에서 어렸을 때 내가 배운 평화로움이

이런 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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